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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중 교사 발언

한영은 2018-09-27
안녕하세요,
저희 아빠는 oo여자고등학교 사회문화 교사입니다.
사회문화라는 과목은 교과 과목 특성상 교사가 자연스럽게 사회적 핫이슈를 다루기도 합니다. 문제의 상황은 바로 교과서에 나와있는 ‘저출산’ 문제를 다루면서 발생했습니다.

“저출산이 인구절벽을 초래하여 국가동력을 상실하게 되었으니 미래에 너희가 애를 많이 낳아야 한다.” 라는 발언을 학생이 문제 삼아 ‘미투운동’과 결부시켜 #스쿨미투, #혐오발언OUT 이라는 명분하에 교무실에 대자보를 붙였습니다. 이 대자보에는 아빠의 발언뿐 아니라 타 교과목 교사의 발언까지도 하나하나 문제 삼아 두었습니다. 최근 미투운동이 예민한 주제인 만큼 간단히 지나칠 수 없다는 학교장의 결정 하에 해당 교사들은 교육청의 조사에도 응하고, 대강당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공개 사과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수업 시간 중 아빠는 “기분이 나빴다면 미안하다. 하지만 교과서에서 저출산 문제를 다루고 있기에 해결방안 및 교육의도로 했던 말이고, 애를 낳으라는 말은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너희한테 할 말이지 60대 노인에게 애를 낳으라는 말을 하지는 않는다” 라고 했고 어떤 학생이 이를 ‘자기발언에 대한 합리화’ 라며 ‘형사처벌’을 원한다고 하면서 일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교육자로서 사회문제의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차원에서라도 할 수 있는 발언이었으며, 그 의도가 성희롱이나 미투운동이 주장하는 처벌의 대상이 절대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이 기분이 나빴다면 가치관의 차이일 뿐이고 신체접촉이 있었다거나 개인적으로 한 발언도 아닌데 어떻게 ‘형사처벌’까지 운운하는지..

일이 발생한지 한 달이 다되어 가는데 교육청이나 학교측은 무조건 학생인권만 운운하며 학생 발언만 전적으로 믿고 감싸는 모양입니다. 거기에 학생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교무실에 대자보를 붙이고 있습니다. “이 대자보에 적히지 않았다고 하여 안심하지 말라”는 식의 협박까지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또 뭐야.. 하며 정신적이 스트레스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수업 시간 중 교과 주제의 앞뒤 맥락을 다 잘라먹고 귀에 거슬리는 부분만 취사선택하여 듣고, 교사의 말을 와전시켜가면서, 수업시간에 혼이라도 나면 괜히 괘씸한 마음에, 익명성 뒤에 숨어서 교사를 오히려 변태로, 무슨 성폭행 가해자로 만들어 가는 경거망동 하극상의 모습을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가만히 있다간 정말이지 억울한 처벌까지 받고 교권이 땅바닥에 떨어질 수도 있겠단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제가 문의 드리고 싶은 부분은 두 가지 입니다.
1. 과연 정말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것인지, 형사처벌이 가능하다고 한다면 형사소송까지 갔을 때 학생의 신원이 드러나는지.
2. 그 학생들을 대상으로 명예훼손이나 무고죄로 처벌받게 할 수는 없는지.

아빠는 딸만 둘이고 30년이 넘는 세월을 교사를 명예직이라고 생각하면서 사명감을 갖고 강단에 섰습니다. 세 치 혀가 사람 잡는다고 학생들의 발언만 일방적으로 받아들여 교사를 순식간에 미투운동을 이용한 처벌의 대상으로 만든다는 것이 굉장히 화가 납니다. 익명을 앞세워 집단으로 조롱하고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 충격을 받은 아빠는 정신과 치료까지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교사가 참아야지’라는 말은 들리지 않습니다. 절대 봐주고 싶지 않습니다. 형사처벌이 뭔지나 알고 운운하는지,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몰랐다면 이 참에 그들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빠는 교사이기 전에 한낱 개인입니다. 개인의 권리를 찾아야겠습니다.